영어를 배우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서점에 가서 인기있는 공부법 책 사기?
유명하다는 문법책 시리즈 사기?
중학교 교과서 사기?
영어 방송 듣기?
단어책 새로 구입해서 단어 다시 다 외울 준비하기?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영어 공부를 시작할까요?'라고 질문한다면
내 대답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말로 좋아하는 자료를 먼저 찾으세요."
1. 프렌즈 이야기
지금도 유행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영어를 배울 때만 해도 한창 인기가 있었던 것은 '프렌즈'라는 미국 드라마였다. 너도 나도 프렌즈 영상과 대본을 구해서 영어회화 연습을 하기에 나도 시즌 1부터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즌 1 에피소드1을 보자 마자 이걸 계속 봐야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과 함께 프렌즈를 안 보게 되었다.
에피소드1에서 동성애(레즈비언)를 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장면이 나에게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성에 대해 많이 개방이 되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친구들 간에 얽히고 섥히는 만남과 헤어짐, 개방적인 성문화 등 많은 부분이 나의 정서와 맞지 않았다.
그 당시에 나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이 드라마로 영어 공부하는 게 가장 좋다던데 이걸 억지로 견디면서 끝까지 다 봐야하나?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걸까? 지금 생각하면 우물 안 개구리적인 발상이었지만 그때는 그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나는 결국 그 방법을 포기했고 영어와 다시 멀어졌다.
2. 자료는 중요하지 않다.
시간이 흘러 영어를 언어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영어 공부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영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자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최소한 2가지 조건만 지켜주면 된다.
1) 내가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분야 찾기
평소에 나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를 생각해 보자. 게임, 영화, 드라마, 소설, 운동, 옷, 사업, 노래, 만화, 연예인 등 여러가지 분야가 있을 수 있다. 단순히 TV보기, 인터넷 서핑하기 같은 수동적인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이런 분야가 없다면 이것을 먼저 찾는 것이 우선순위다.
2) 그 분야에 관련된 영어 자료 찾기
관심 분야가 있다면, 또는 그 분야를 찾았다면 그와 관련된 자료 중 쉬운 것을 구해라. 제일 좋은 자료는 글자와 소리가 둘 다 있는 자료이다. 예를 들어, 내가 특정 연예인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그럼 그 연예인에 대한 인터뷰 기사, 위키피디아, 노래 가사 등이 영어로 된 것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이미 어느정도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그 자료들을 활용하기가 조금 더 쉬울 것이다.
3) 그때 그때 부족한 것을 채워라
학교에서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힘들고 지루한 부분은 문법이다. 문법책을 하나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배우는데 내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곧 잊어 버린다. 문법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훑어보는 것은 좋지만 세세하게 파고드는 것은 금방 지치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 좋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자료를 찾아서 그것으로 공부하다가 필요한 부분이 나오면 문법책에서 그 내용을 찾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하는 공부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이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자료를 가지고 궁금할 때마다 문법책을 찾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말과 달리 영어가 주는 섬세한 어감을 조금씩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못 믿겠지만) 이 과정은 정말 재미있다.
3. 남들 시선을 신경쓰지 마라.
우리가 어렸을 때 우리말을 배운 과정을 생각해 보자. 언어를 배울 때의 학습 순서(듣기가 먼저냐 읽기가 먼저냐)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언어를 배울 때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었냐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아이가 말을 배울 때 이것을 먼저 배우고 그 다음에 이것을 배우고 하는 식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닥치는 대로 자기가 궁금한 것을 엄마나 아빠에게 물어보고 하나씩 배워 나간다. 즉, 본인의 관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말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언어에 대한 감각이 생기고 우리말 문법 구조 또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다. 아이가 말을 배우는 데 아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것처럼, 성인이 되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울 때도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사를 위주로 먼저 익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람이 좋다는 자료, 좋다는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내 성향에, 내 관심사에 맞는지를 먼저 파악을 해야 한다. 나에게 맞지 않다면 과감히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여기서부터 영어를 배우는 바른 첫단추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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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st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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